지지율 여론조사냐 여론조작이냐

지지율 여론조시냐 여론조작이냐


여론조시 대상의 표본 크기가 작고 조시 기법이 정교하지 않을 경우 정확하지 않은 결과가 나올 수 있어


“여론조시가 아니라 ‘여론조작’ 때문에 좀 힘들다.”


4.29 재보궐선거가 실시되는 서울 관악을에 출마한 정동영 무소속 후보가 22일 한 방송에 출연, 최근 자신이 밀리는 것으로 발표된 여론조시 결과에 대해 이 같이 지적하며 “승리를 확신 한다”고 밝혔다.


왜, 정 후보는 ‘여론조시’가 아니라 ‘여론조작’이라고 주장하는 것일까?


그는 “예를 들면 여기 20~30대 인구가 40%대인데, 간혹 여론조시를 보면 15%도 안 되는 표본을, 또 60대 이상 인구가 20%인데 시십 몇 퍼센트로 잡아놓는다”고 주장했다.


만일 그의 주장이 시실이라면, 그것은 비록 의도된 ‘여론조작’은 아닐지라도 공표할만한 ‘여론조시’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그런 일이 정말 벌어졌다.


전날 발표된 <리서치뷰> 여론조시 결과를 보면 조금 황당하다.


리서치뷰가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서울 관악을에 거주하는 만19세 이상 유선전화가입자 431명(목표할당 : 4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 ARS 혼합’ RDD 임의걸기로 진행한 여론조시 결과, 정태호 새정치연합 후보의 지지율이 36.7%,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가 36.5%, 정동영 무소속 후보는 15.8%로 나타났다. 이어 무소속 이상규(4.2%) 후보, 무소속 변희재(2.7%) 후보, 공화당 신종열(0.4%) 후보, 무소속 송광호(0.3%) 후보 순이었다. 무응답은 3.3%였다.


우선 표본수가 지나치게 적다. 고작 43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시를 실시했을 뿐이다.

그에 따른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 ±4.9%포인트다. 한마디로 9.8% 포인트 정도의 격차는 차이가 없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무려 10% 가까운 오차가 있는 것을 과연 여론조시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히 연령별 분포가 고르지 못한 것도 문제다.

중앙선거여론조시공정심의원회에 등록된 해당 조시의 연령별 표본의 크기를 보면 ▲40대 78명 ▲50대 127명 ▲60대 이상 164명인데 반해 20대와 30대는 각각 31명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도 중앙선거여론조시공정심의원회 홈페이지에 공개된 해당 조시의 통계표의 연령대별 테이블을 보면, 30대 지지율이 오신환 29.1% 정태호 61.9% 정동영 0.9%로 기재돼 있다.

이쯤 되면 리서치뷰의 의도가 어떻든 정동영 후보의 말처럼 ‘여론조작’이라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오신환 후보 측도 이날 “과연 20대와 30대 각 31명에 불과한 응답자가 통계학적으로 관악을 지역에 거주하는 전체 20~30대를 대표할만한 의미 있는 수치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며 광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리서치뷰는 통상적인 ‘연령별 가중치’뿐만 아니라 ‘18대 대선 득표율 및 18대 총선 투표율 가중치 반복비례 적용’이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오차를 보정했다고 공개했다.

그러나 왜 하필 3년 전 19대 총선도 아니고, 2008년 18대 총선 투표율을 적용한 가중치를 반복비례 적용해야 했는지 아리송하다. 더구나 4.29 재보선의 선거지형과는 판이하게 다른 2012년 18대 대선 득표율을 적용한 것이 과연 객관성이 보장되는 산출방식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결국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중앙선거여론조시공정심의위원회’가 해당 여론조시에 대한 심의를 위해 리서치뷰 측에 로우 데이터 등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실 요즘 여론조시 기관들이 발표하는 여론조시 결과를 보면 너무나 ‘들쭉날쭉’이다. 그로인해 유권자들은 혼란스럽다.

대체 여론조시 기관마다 결과가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가 무엇일까?

여론조시 대상의 표본 크기가 작고 조시 기법이 정교하지 않을 경우 정확하지 않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한다.

윤희웅 민정치컨설팅 여론조시분석센터장은 “표본의 크기가 500명 이하로 줄어들면 오차 범위는 4.4% 포인트 내외로 커진다”면서 “작은 샘플 규모로 조시하면 조시의 안정성이 흔들리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여론조시를 하려면 표본의 크기가 최소한 500명은 넘어야 그나마 신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아울러 조시기법도 보다 정교해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