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관점

고전 물리학에서 빛은 입자(particle)였다. 그런데 어느날 빛이 파동(wave)의 성격 또한 가진 것도 발견이 되었다. 그 후로 빛은 보는 관점에 따라 입자가 되기도 하고 파동이 되기도 하는 이상한 놈이 되어버렸다.

20세기의 조직은 ‘입자’와 비슷하다. 정확한 경계가 있고 질량이 있고 물질적으로 존재하는 그런 것. 기업, 정부, 재단, 교회 등 모든 조직은 그 조직이 하나의 쪼개질 수 없는 단위가 되어 건드리면 안되며 자체적으로 생명이 있었다.

21세기에 들어서 네트워크가 급속도로 발전하고 “웹 2.0″이라 불리우는 변화 안에서 조직의 성격이 변하기 시작했다. 조직은 더 이상 하나의 “단위”가 아니라, 구성원들이 어떠한 목적과 목표를 위해 움직이는 극히 유연하고 형체가 급변하는 하나의 유기체가 되어 버렸다. 다음 아고라, 위키피디어, 페이스북 등에서 끊임없이 목격되는, 어떤 목적에 의해 움직여지며 창발했다 사라지는 그 유기체를 말하는 것이다.

20세기의 산업주의적이고 효율성을 지향하던 입자 같은 조직이 21세기의 웹 2.0 시대의 ‘파동’과 같은 조직의 시대를 만나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인재의 고용은 어떤 형태로 이루어져야 할까? 소셜미디어마케팅에서 기업이 정말로 할 수 있는 것은 얼마나 될까? 이베이나 지마켓 같은 구조에서 노조의 구성원은 누가 되는 것이 맞을까? 스마트워킹센터가 증가하는 지금 대기업의 부동산 놀이는 얼마나 규제되어야 할까? 5억명의 회원을 가진 페이스북이라는 서비스에게 회원의 국적이라는 것이 Farmville Level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질까?

우리는 지금 확실히 무엇인가 변해버린 세상에 산다. 우리의 고민도 발맞추어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며 저녁 먹기 전에 잠깐 잠이 들었었다.

Social Media는 “새 채널”이 아니다.

소셜 미디어는 “새로운 채널”이 아니다.

소셜 미디어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싶어하는 모든 사람이 기억해야 할 점이다. 당연히 트위터 채널 개설하고 블로거 섭외하고 페이스북에 팬페이지 만들면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채널은 늘어난다. 실제로 2009년 직접 진행했던 소셜 미디어 캠페인들이 기존의 마케팅 캠페인들의 비해 ROI가 4~500%씩 나오는 경우가 허다하기도 하다.

그런데 소셜 미디어는 말 그대로 “소셜”이다. Engagement, Interaction, Participation, Buzz.. 이런 단어들을 굳이 써서 효과를 측정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소셜 미디어의 근간에는 정말로 “사람” 있다는 것이다.

사람이 채널이고 사람이 메세지고 사람이 수신자고 사람이 메신저고 사람이 미디어고 사람이 컨텐츠다. 중요한 말이니까 다시 한번. 소셜 미디어는 사람이 채널이고 사람이 메세지고 사람이 수신자고 사람이 메신저고 사람이 미디어고 사람이 컨텐츠다.

이것을 기억하지 못하면 마케팅팀이든지 인하우스든지 대행사든지 컨설팅펌이든지간에 이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놓칠 수 밖에 없다. 커뮤니케이션 구조의 구축은 이미 있는 것에 같이 흘러가는 방향을 선택함으로 그 성패가 결정된다.

결국 트위터나 페이스북이 답이 아니라, 그것을 이루고 있는 사람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가 답을 줄 것이다. 소셜 미디어에서 사람들은 주목을 받고 싶어하고, 뽐내고 싶어하고, 가장 먼저 정보를 알고 소식을 퍼뜨리는 사람이 되고 싶어하고, 권위를 인정받고 싶어하고, 표현하고 싶어하고, 관계를 맺고 싶어하고, 위로를 받고 싶어한다.

소셜 미디어가 채널로서 가지는 가치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람이 가장 표면으로 드러나는 채널이라는 점. 이 변화를 만들어간다는 생각보다는 편승해 간다는 생각이 아마 더 안전한 생각일 것이다.

SNS 2.0: 소셜 브로드캐스팅

지난 글 몇 개에서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1, 2, 3) 결국 SNS의 모습이 관계 위주에서 관계 기반의 실시간 정보 공유로 바뀐다는 것이었다. 여기에 걸맞는 멋진 용어를 하나 발견했다: Social Broadcasting (소셜 브로드캐스팅). 아니면 아예 줄여서 Social Casting (소셜 캐스팅)이라고 할까?

Facebook이 Friendfeed를 샀다. Facebook은 친구들을 연결해주는 유틸리티 서비스였는데, 이제는 친구들의 정보를 여기저기서 끌어 모아다 “발행”해주는 친구의 서비스를 집어넣고 싶어한다. 이미 Facebook은 몇 달 전부터 트위터와 모습이 비슷해졌다고 욕도 먹고 칭찬도 들었다.

여기서 동서양의 차이가 조금은 확연히 들어난다. 동양은 관계를 중시한다. 서양은 본래 Reuter나 Bloomberg와 같은 Syndication 시스템이 고도화되어 있다. “효율성”이 그 근간을 이루고 있었다는 뜻이다. 이 모든 변화가 새로운 기계 (machine)의 탄생을 의미한다. 우리는 이제 친구들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시대에 돌입하게 된 것이다.

관계를 다시 SNS로 불러 들여오고 싶다. 거기에 인간의 원천적인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사회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구글도 페이스북도 관계를 그 중심에 두고 돈버는 공장으로 변화된다. 자본주의가 “관계”라는 자연의 본질적인 특성을 잘 이용한 성공 케이스다.

아마 우리는 그래서 더 목이 마른 것 같다.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웹 2.0: Web as platfo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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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 2.0: Web as platform (Tim O’Reilly, 2005)

웹 2.0에서 사람에 초점을 맞추면 “미코노미“가 나온다. 즉, 주목의 희소성과 같은 다양한 문화와 경제적 요건에 의하여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능동적으로 경제의 공급자의 위치에 들어가는 현상을 기준으로 웹 2.0을 바라볼 때이다. 이러한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그리고 가장 신속하게 움직인 업계는 바로 미디어/컨텐츠업계이다. 구글이 1위가 된 이유? 정보의 홍수 속에서 오아시스 같은 검색을 주었다. 돈 역시 정보와 컨텐츠에 핵심을 둔 광고를 통해서 벌어들였다. 네이버가 1위가 된 이유? 조금은 다른 경로를 거쳤지만 결국 같은 이유다.

재미있는 것은 2004년 Web 2.0 Conference가 처음 열렸을 때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는 “웹 2.0이란 사람이 아닌 컴퓨터, 즉 기계를 위한 웹이다”라는 이야기를 했었다. 즉, 웹을 컴퓨팅 환경으로, 다시 말해 웹 2.0의 가장 근본적인 정의라고 말할 수 있는 “Web as platform”을 의미한 것이다.

사회적인 의미가 더 해지면서 웹 2.0은 세상을 바꿀 구세주와 같은 조류로 둔갑을 했다. 주로 진보 언론 측에서 많이 나온 이야기이다. 많은 이들이 블로그 등을 통해서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나도 그 중 하나였다. 그리고 그 몫은 고스란히 구글과 네이버가 챙겨갔다. (최소한 구글은 트래픽과 수익을 나누어 주기는 하지만.)

“참여, 공유, 개방”의 성장을 통해서 우리가 지켜볼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구글과 같은 플랫폼 기업의 세력 확장이었다. 석찬님은 “웹2.0 시대의 불편한 진실“이라는 컬럼에서 이를 정확하게 짚고 있다. OpenAPI 등을 통한 공유는 어떤 면에서 본다면 결국 철학보다는 “전략”에 훨씬 가까울 것이다. 굳이 그동안 “분산화 전략“이라는 이야기를 썼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지난 달 샌프란시스코에서 웹 2.0 엑스포에 참가하면서 느낀 점이 둘 있었다. 하나는 이제 거품은 터졌다는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실제적으로 돈을 많이 벌고 있지만 3년전과 같은 설렘은 어디서도 볼 수 없었다. 이유? 제 2의 구글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이는 “웹 2.0 업계”는 더 이상 미디어 업계가 아니라는 점이다. 온전히 컴퓨팅 업계로 다시 변화하고 있다. 이번 컨퍼런스의 모든 초점은 궁극적으로 말하자면 “클라우드 컴퓨팅”이었다. 데이터와 컴퓨팅을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더 잘 하는 곳에 다양한 기술적 기반을 이용하여 맡기고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는 것. 서버장사를 하는 Sun Microsystems의 조나단 슈와츠가 키노트에 나오고, 야후에서 서치몽키와 Y! OS 를 소개하는 모든 것이 아마도 같은 이유에서였을 것이다. 부스들을 돌아다녀봐도 마찬가지였다. 어디 하나 OpenAPI 없는 곳이 없고 “플랫폼”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 곳이 없었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세일즈포스 등은 이러한 변화를 가장 잘 인지하고 전략적으로 잘 이용하는 기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세상은 분명히 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크리스 카포셀라 부사장은 “점점 더 많은 기업이 인하우스 컴퓨팅을 버리고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옮겨 갈 것“이라고 한다. 아마존 웹서비스의 트래픽이 아마존 자체의 트래픽을 추월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급속히 늘어난다. (참조: 클라우드 컴퓨팅이란?)

“오픈”은 극히 냉철한 비지니스 세계에세의 전략이지만, 동시에 사회적으로 분명히 훌륭한 점이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바로 “기회의 민주화”라는 점에서이다. 블로거들이 무언가 해보려는 노력이 성공될 수 있고, 여기저기 서비스를 잘 조립해서 훌륭한 서비스를 단 시간내에 구축할 수 있다. 이는 웹의 “연결”이라는 본래 정신을 그대로 반영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깊다.

그럼, 지금 우리의 현실은? 기본적으로 미국과 같은 열린 웹의 생태계가 구축되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분명 지금까지 앞 뒤가 꼭 막힌 상황에서 개선의 여지는 엄청나게 많이 있다. 자신의 역할을 잘 이해하고 움직이는 것이 좋다.

이 생태계에서 나의 위치는 어디일까? 나의 제자리는 어디일까? 나의 역할은 무엇일까? 모두가 고민을 시작해야 할 때이다.

내일부터는 가볍게 이 생태계의 그림을 그려보려고 한다. 나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똘똘 뭉친 글들일테니 많은 대화를 또 기대해 봐야지 ^^

bigswitchcover2thumb.jpg p.s. 요즘 읽고 있는 책 – Big Switch. 컴퓨팅 파워가 과거의 전기처럼 유틸리티화되어 가는 과정을 서술한 책. 한국의 배경과 큰 차이는 있지만, 큰 그림을 이해하는데 아주 크게 도움이 되는 책으로 강추!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