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술사'의 저자 파울로 코엘료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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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일이 있어서 다시 파리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유럽 각지에 흩어져 있는 여러 사람들과 연락을 하며 이쪽 바닥의 문화와 시장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는 중이다.

신기한 일이다. 지난 번 파리에 왔을 때에는 한국으로 돌아가면서 ‘아, 평생 파리에 언제 또 돌아오려나’ 했는데, 불과 3주만에 다시 파리에 돌아와 버젓이 일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지난 번에 르 웹(Le Web) 컨퍼런스에서 정말로 재미있고 좋은 일들이 많았다. 만나고 싶은 사람도 많이 만나고, 즐거운 대화도 나누고, 많이 배우고, 파리 구경도 실컷하다 갔는데, 그 중에서도 잊지 못할 일이 있었으니 이는 바로 그 유명한 ‘연금술사’의 저자 파울로 코엘료와의 만남이었다.

코엘료는 르 웹에 연사로 참석했다. 굉장히 궁금했다. 도대체 코엘료와 같은 인사가 인터넷/웹 컨퍼런스에 오는 것일까? 르웹 2008 주제가 “사랑”이기 때문에 사랑이란 이런 것이다 또는 ‘연결성’이란 주제에 평소에 많은 관심을 보였던 그이기 때문에 웹의 본질에 대해서 논하려고 하는 것일까?

그러나 그가 스테이지에 올라서 들려준 이야기들은 “웹 2.0 빠”인 나같은 사람에게는 하늘의 계시였다. 그는 2000명에 달하는 청중 앞에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다.

  • 인터넷 시대에 저작권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 책을 쓰는 그대로 인터넷에 공개해라. 더 많이 팔린다.
  • 내 블로그를 통해서 나의 모습을 알리기 시작함으로서 나는 실제적으로 ‘대화’를 시작했다.
  • 나는 하루에 독자들에게서 오는 메일을 평균 400건을 읽으며 그 중 상당 부분 답장을 쓴다.
  • 사람들은 나 같은 사람은 오히려 사람들의 피드백을 받으면서 책을 쓰는 것이 작품의 가치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내가 써 본 책 중에서 가장 지루했던 책은 바로 내가 호숫가 산장에 들어가서 혼자 쓴 책이었다. 반대로 가장 재미있고 깊이가 있는 책들은 사람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면서 쓴 책이다.
  • 현재 저작권법은 아직도 구시대의 모습대로 있다. 무엇인가 변해야 한다.

루익(Loic)과 그의 대화가 끝나고 그가 스테이지에서 내려오자 수없이 많은 이들이 그에게 다가갔다. 2007년에 환갑을 맞은 그는 사람들에게 실제로 ‘연금술사’와 같은 추앙을 받았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지금까지 5억부에 이르는 책이 팔리고 매번 60개 언어로 번역되어 나가는 그런 “지존급 인물”인 그가 자기에게 다가오는 모든 사람과 대화를 나눈다는 것이었다. 정말로 보기 드물게 접근성이 높았다. 결국 그는 스테이지에서 내려와 두시간 정도를 사람들과 대화하는데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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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그렇게 그를 괴롭힌 사람 중 하나였다. 모, 그에게 다가간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었다. 우선 (참으로 교만하게도) 수백만의 한국인들에게 긍정적인 생각을 심어준 그에게 한국을 대표해(?)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었다. (참고로 코엘료는 한국의 미디어와는 거의 접촉이 전무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년에 가수 루시드 폴과의 만남 정도가 전부라고 할까?) 그리고 내가 기독교인으로서 그의 철학 세계에 궁금해하던 것에 대한 질문을 몇 개 던질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으며 (그의 구도자로서의 접근 방식과 전능자의 섭리에 대한 부분은 많이 동의하지만 죄와 보혈의 개념이 빠져있는 것은 많이 아쉽다), 또한 “블로거”로서 그를 만나본다는 것이 영광이라는 생각도 있었다.

그는 참 멋있었다. 귀찮게구는 나와도 열심히 대화하고, 책도 싸인해주고, 같이 사진도 찍어주고, 자기 조수의 연락처까지도 직접 주는 센스를 발휘했다. 상대방의 말에 매우 진지했으며 단 한번도 귀찮음을 내색하지 않았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연결성. 신앙. 뉴에이지. 범신론. 신의 사랑. 보혈. 웹 2.0. 사람. 대화. 나눔. 비움. 내려놓음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볼 수 있던 시간이었다. 결국 모든 사람은 구도자다. 어떤 길을 갈 것인지는 각자 선택해야하지 않을까? 나는 개인적으로는 연금술사 책에 있었던 여정보다는 천로역정에 있던 여정을 걷고 싶다. 혹자는 물론 이 두 길을 같은 것이라고도 하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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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