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어드 코리아와 진입장벽

Wired Magazine을 처음 접한 것은 2002년 1월이었다.

eWeek 공짜 구독을 시작하면서 단순한 패션잡지나 게임잡지가 아닌 의미있는 전문적인 잡지라는 것에 한참 맛을 들여가게 되었고, 그러면서 Forbes 도 구독하고 길거리를 가다 무엇인가 Cool해보이던 Wired잡지를 한권에 $1라는 가격에 일년동안 구독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일년은 환상의 일년, 그리고 한번더 구독한 그 다음해까지 환상의 2년이었었다. 심지어는 매월 이슈가 오면 종종 시험공부도 마다하고 기사들을 펴읽고, 심지어는 우리나라 월드컵 경기 하프타임에도 기사들을 읽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만큼 이 잡지에 나는 푹 빠졌었다.

Wired가 온라인 최고의 잡지가 되었다고 모두 말하고 있지만, 사실 이 잡지를 오프라인에서 사서 손에 들고 같은 기사를 읽었을 때의 경험과는 천지차이이다. 이 잡지는 기술을 사랑하는 모든 Geek 들에게 있어서 무언가 세련된 것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GQ를 읽었을 때와 같은 수준의 만족감을 준다. (물론, 그래서 그런지 GQ 한국판에는 Wired에 실린 기사들이 종종 눈에 띄곤 한다.)

하여튼. 오늘 Wired 한국판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Wired News의 Copyright 을 가지고 있는 미국 라이코스의 주인인 다음이 어떤 프로젝트를 통해서, 그리고 어떤 번역가들을 통해서 글들을 실시간에 한글로 옮기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우리나라에게 수많은 블로거들과 기술신봉주의자들에게는 꿈, 그리고 꿀과 같은 소식이다. 자연적인 호기심에 Wired 한글판을 둘러보고 느낀 점을 몇가지 적어보도록 한다.

1) 아무리 Open Standards 가 중요하다고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외치고 있지만, 사실 이 세상 정보시스템에 있어서 가장 큰 바벨탑의 역할을 하는 것은 표준의 난무가 아닌 자연어이다. 즉, 나의 모국어가 아니면 정보의 공유성은그만큼 떨어진다는 것이다. 수년전부터 불고 있는 토익 열풍과 블로거들의 앞서나가는 외국 기술과 소식 등에 대한 자연적인 관심과 노력을 통하여 한국 사람들은 확실히 영어 실력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이를 통하여 우리 국민들은 일단 글로벌 정보시스템으로의 진입장벽을 스스로 훨씬 낮춰가고 있다. 짝짝짝! 장합니다. 얼마전에 나와서 금세 유명해진 New Digital Divide 란 글에서 결국 결론은 새로운 정보시대에서 Digital Divide는 정보의 활용도에서 결정된다고 봐도 된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결국 우리 한국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큰 Digital Divide는 아마도 영어실력이 될 것이다.

2) 위에서 말한 것처럼, Wired는 단순히 기술에 민감하고 앞서나가는 기사를 먼저 깊이를 잃지않고 보여주기에 미국에서도 최고로 인정받는 잡지가 된 것이 아니다. Wired는 Wired 만의 무언가 표현할 수 없는 맛이 있다. 나름대로 클래스가 있으며, 내가 원하는 그 무엇에 대하여 더 원하게 만드는 그러한 멋을 추가했다. 아쉽게도 오늘 읽어본 몇개의 기사를 바탕으로 보건데, 한글로 번역이 되면서 Wired 글들이 뉴스성 기사로의 모습을 더 많이 보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영어라는 언어에서만 보이던 그런 미적감각이 많이 사라진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그런지 와이어드가 가지고 있는 그런 맛을 아직은 느끼기 어렵다. 이런 면에서는 아직은 몇 일씩 더 기다렸다 번역되어서 올라오는 ZDNet Korea의 기사보다 완성도면에서는 아쉽다고 해야할까? (그런데 왜 Wired Korea 는 ZDNet Korea처럼 “원문보기” 링크가 없는 것일까?)

3) 와이어드가 다음을 통하여 소개되는 것을 보면서, 다음이라는 기업의 사업 정체성을 점점 이해할 수 없다고 느낀다. 포탈이라면 포탈이 무엇인가 정의를 해주었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램인데.

다음은 IT 기업인가? 아니면 언론사인가? 자동차 보험 회사인가? 정보를 마음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서비스 제공 업체인가? 싸이를 따라가기 위해서 플래닛이라는 서비스를 만들어야만 했던 뒤쳐지는 기업인가? 뒤늦게나마 이미 시장을 많이 점령당한 후에야 “아차”하며 블로그 서비스로 시장 땅따먹기에 동참했어야 하는 그런 거북이인가? 아니면 RSS넷과 같은 한국에서는 아직도 다른 경쟁업체들이 엄두도 내지 못한 분야에 과감히 승부를 거는 도전정신의 소유자인가? 잘 모르겠다.

김중태님의 네이버비판글을 읽고 많은 것을 느끼면서, 한국 최고의 포탈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두 업체에 대하여 얼마나 web 2.0 라는 흐름에 함께 가는가에 대하여 많은 의문이 든다. 싸이는 확실히 이 둘과는 다르다. (블루오션을 읽으면서 확실히 싸이가 어떻게 블루오션을 창출해 내었는가에 대한 고찰을 다시 해보게 되었다.) 하지만, 싸이도 가끔 비슷한 길로 가려고 하는 것 같아서 아쉬울 때가 있는데.

하여튼, 결론적으로. 이게 뜬다, 저게 뜬다에 반짝해서 유행에 끌려다니는 곳이 아닌 먼저 앞서서 우리 국민들이 좀더 윤택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선도역할을 하는 책임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를 여기저기서 보고 싶은 것이 나의 바램이다. (이러한 바램이 있지만, Wired Korea가 열렸다는 것은 결론적으로는 우리에게 매우 훌륭한 일이라고 생각이 든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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