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asemonkey를 통해서 본 Web 2.0 (1) – 플랫폼이란 무엇인가?

platform

In computing, a platform describes some sort of framework, either in hardware or software, which allows software to run
위키피디아 에서

지난 주말 삼성동 코엑스 몰에 갔다. 아무래도 가장 큰 관심이 가던 Apple Experience로 발걸음을 옮기다가 잠시 들린 곳이 링코. 링코에서 봤던 것은 전에 내가 연락을 한번 해본적 있던 sumajin이 라는 아이포드 관련 액세서리를 디자인하는 곳의 제품들이었었다. 이 제품들의 특징: iPod (특히 셔플)을 몇 배로 아름답게 해준다는 점. 색깔별로 mp3에 필요한 이어폰 둘둘 말기나 이어폰 스폰지 커버, 반투명 껍데기와 같은 액세서리들은 너무나 삐까뻔쩍해서 거의 지름신의 강림까지 갈 뻔한 위기상황을 맞이했었다. 음질과 디자인 등이 모두 동일하다고 가정하더라도, 다른 mp3플레이어들은 왜 이런 액세서리들이 없을까? 곰곰히 생각해 본 결과, 이유는 셔플이 빈 공간을 제공해주는 하얀색의 디바이스이기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흰색이기에 녹색, 황색, 주황색, 빨간색의 액세서리가 모두 어울릴 수 있는 것이고, 흰색이기에 그 위에 여러가지 그림을 그리는 나름대로의 iPod 셔플 페인팅 아티스트들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어렸을 적에 뭐든지 만들기를 좋아하던 나의 최고의 장난감은 바로 코코블럭이 였다. (음.. 이거 기억 안 나면 그냥 레고 정도로 생각해도 됨) 코코블럭의 특징은 이미 만들어진 것은 없지만, 조그마한 기초 모양 블럭 몇 가지만 가지고 있으면 나에게 무한한 창조의 가능성을 허락해 주었다는 것이었다. 네모난 것들, 평평한 것들, 동그란 것들, 이런 것들을 가지고 나는 로보트, 헬리콥터, 집, 다리, 호랑이등 무엇이던지 원하는 것을 만들 수 있었다.

파이어폭스는 셔플과 코코블럭의 이러한 특징을 그대로 살린 멋진 애플리케이션이다. IE대비 파이어폭스의 장점은 무지무지하게 많지만 (탭브라우징, 보안, 웹표준기반설계, RDF 사용 등), 사용자의 입장에서 파이어폭스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은 바로 수백개의 확장기능(extension)들이다. 더 멋진 점은 이러한 확장기능들은 모질라 재단에서 직접 만드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단순히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프로그램을 짜고 맘에 들면 가져다 사용하고 하는 자발성에 의한 작품들이라는 점이다. 파이어폭스는 이러한 기능과 편리의 풍요로움을, 각 확장기능의 개발자들이 그렇게 개발할 수 있도록 가장 기본적인 틀 (framework)을 제공해 줌으로써 가능하게 했다. 플랫폼이란 내가 나의 상품이나 서비스 모든 것을 다 주관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나의 상품/서비스를 이용하여 그들이 맘대로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도록 환경 또는 틀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의미에서 파이어폭스의 확장자 중 하나이면서 동시에 개발자들이 마음대로 스크립트를 작성할 수 있도록 해주는 그리스몽키는 플랫폼 위의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우리나라에서도 벌써 Greasemonkey를 통해서 이것저것 시도해보는 것이 눈에 띄는 것처럼 말이다. (그중에서도 네이버 구글 만들기는 정말 대박인 것 같다 ㅋ)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플랫폼으로 구성된 환경의 가장 큰 장점은 자신들이 직접 아무 것도 할 필요없이 다른 사람들이 알아서 참여하고 제품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인터넷 사회에서 가장 재미있는 현상 중 하나는 무엇인가 할만한 틀만 제공해주면 사람들이 몰려들어서 그 도구를 사용해서 무엇인가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멋진 것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가 하나의 플랫폼인 웹상에서 이러한 현상을 너무나 많이 보아왔다. wikipedia, eBay, del.icio.us, amazon, wordpress/MT, 심지어는 싸이월드까지. 기본 틀만 제공해주면 viral marketing이 원하던 그대로 벌떼같이 어딘가에서부터 우루루 몰려든다. 이에 따라 자연히 플랫폼으로 제공되는 나의 제품과 서비스의 부가가치는 올라가게 된다. (참고로, eBay나 amazon과 같은 곳은 API를 통하여 이러한 access를 제공한다.) “You lay the ground and let others do the hard work for you!” 라는 원칙에 바탕되어 있다고나 할까.

플랫폼이라는 것은 단순히 웹이라는 기술적 구조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극도로 낮아진 정보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분산화라는 새로운 물결의 등에 업혀 개개인이 스스로 자신의 원하는 것을 선택하고 실행하는 DIY, Pro-Am 혁명, Emergence, 다원화, 참여경제, E-Lancer와 같은 문화/행동양식이 나타나게 되고, 이에 따라 개인들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쉽게 할 수 있는 낮은 진입장벽의 환경을 제공해주는 사회 각 분야에서 플랫폼 역할을 하는 체제와 구조 역시 필요하게 된다. 물론 원칙적으로는 이런 모든 것을 감싸는 가장 대표적인 사회 플랫폼은 정부이지만, 현재 세계 여러 나라의 정부를 살펴보면 파이어폭스보다는 IE와 같은 tightly coupled 구조에 훨씬 가까운 것이 사실이다. 플랫폼 경제는 이런 분산화 되어 가는 세상의 각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새로운 플랫폼 역할을 하는 새로운 구조와 체제에 대한 나름대로의 고찰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성공적인 플랫폼이 되기 위한 필수조건이 하나 있는데 이는 바로 “개방성(openness)”이다. 개방성이란 내 것을 내가 지키고 네 것을 네가 지키는 것과 동시에 서로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빌려주고 나눌 수 있도록 함을 뜻한다. 이는 공산주의에서 내 것이 네 것, 네 것이 내 것이라는 공동소유와는 전혀 다른, 서로가 가지고 있는 것을 필요에 의해 쉽게 나눔으로써 서로의 가치를 높이는 win-win 전략이다. 여기서 이것이 가능하게 하도록 내 것/네 것을 쉽게 나눌 수 있도록 하는데에 공통적인 동의와 약속이 중요해진다. 인터넷에서는 프로토콜, 데이터포맷에서는 표준, 사회내에서는 규범, 다른 집단 끼리는 규약/조약과 같은 것들이 이런 동의/약속에 속한다. 표준을 지키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 표준을 따르지 않으면 결국에는 세상이 닫힌 세상의 섬들로 변하가기 때문이다. 열린 세상에 찬성을 하던 반대하던, 정보화와 분산화로 시작하는 새로운 체제는 플랫폼의 필요성을 증가시키고 있으며, 우리가 그토록 사랑하는 파이어폭스 속 또 하나의 작은 플랫폼인 그리스몽키는 이러한 모습을 부족함 없이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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