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2.0 #2] 마켓플레이스 2.0

(세상 2.0 시리즈입니다. 1편 정치 (커뮤니케이션) 2.0은 여기에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 * *

(이베이와 같은) 이러한 규모의 시장의 형성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웹을 통해서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값싸게 거래를 할 수 있는 채널이 생겨났다는 데에 있다. 또한 검색을 비롯한 각종 정보기술의 발달로 인해 공급자와 소비자가 쉽게 그리고 효율적으로 연결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역시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결국 기존 중앙집중적이며 중간마진이 높은 유통체제의 시장 구조에서 저비용에 효율성이 높은 시장이 탄생했다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여러 면에서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 “개인과 개인을 연결하는 시장”, 미코노미 p.92

국내에서 소위 ‘웹 2.0’ 기업이 지난 2-3년 동안 크게 빛을 본 곳이 없다는 현상의 이면에는 전략적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대부분 공통점은 직접적으로 정보 또는 컨텐츠를 다루는 ‘미디어’ 기업이 되려고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국내에서 미디어와 관련된 대부분의 트래픽, 즉 주목은 포탈이 점령해버렸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부분에서 처음부터 이 싸움은 계란으로 바위치기였을 수 있다.

하지만 ‘웹 2.0’이 그리고 분산화가 우리에게 가르쳐 준 것은 비단 미디어 영역뿐이 아니다.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모든 분야에 이 원칙은 시도되고 적용되어 볼 필요가 있다. 실질적으로 이러한 개인 대 개인의 모델이 잘 적용되고 성장하고 있는 곳이 바로 시장, 즉 마켓플레이스다. 즉, ‘마켓플레이스 2.0’이 분명히 부상하고 있다.

미코노미책에서 크라우드소싱을 이용한 수없이 많은 기업들을 소개했지만, 여기에 대한 가장 큰 비판 중 하나는 바로 국내에서는 성공사례가 없다는 목소리였다. 그 비판은 반만 진실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미 지마켓과 옥션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중앙집중적인 유통구조가 아닌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중개구조로서 실질적으로 사람대 사람 뿐만 아니라 기업대 사람, 기업대 기업의 거래가 자유롭게 일어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되었기 때문이다.

미코노미의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커뮤니티기반의 세분화이다. 이베이, 옥션, 지마켓과 같은 대규모의 시장이 있을 수도 있지만, 동시에 관심사와 특정 니치에 맞게 구성된 커뮤니티 기반의 시장이 탄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룰루(출판), 재즐(디자인), 프로스퍼(대출), 셀라밴드(음악)과 같은 서비스들이 이를 노렸다. 국내에서도 이런 곳들을 몇군데 발견했다. 아직은 규모가 작고 커뮤니티 형성 속도가 느린 편이지만, 이들 창업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걸음씩 자신있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확신할 수 있다다.

1. 바이미 (http://vaimi.com)

vaimi.png

한양대 경영학과에서 만난 세 젊은 친구에 의해 탄생된 바이미는 미코노미 책에서도 소개한 적 있다. 개인 디자이너와 일러스트레이터들을 모아 그들의 디자인/일러스트레이션을 올리면, 다른 사용자들이 맘에 드는 디자인 패턴 등을 골라서 티셔츠, 머그컵, T-Money 등에 붙이는 작업을 한 다음에 이를 판매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서비스이다. 이 서비스는 지금 아주 흥미로운 성장을 경험하고 있는데, 창업자 중 한명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서비스의 생사를 사실상 디자이너 커뮤니티와의 교류에 두고 있기 때문에 그들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만나고 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정말로 사용자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었으며, 수익배분부터 서비스 운영 방식과 입소문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디자이너들이 먼저 자발적으로 나서서 도와준다고 한다. 왜냐하면 바이미가 잘되는 것이 본인들이 잘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서비스가 얼마나 잘 만들어진 것인지는 직접 사이트를 방문해서 아래 있는 Design Box를 만져보면 바로 알 수 있음!

(참고로 바이미는 다음 주에 이바닥TV에서 찾아갈 예정입니다. 많은 기대 바래요!)

2. 팝펀딩 (http://popfunding.com)

popfunding.png

팝펀딩 역시 미코노미에서 책에서 소개한 바 있다. 쉽게 풀어서 얘기하자면, 돈이 필요한 사람들한테 돈이 있는 사람들이 적은 액수를 여러명이 나눠서 빌려주는 형식의 서비스이다. 프로스퍼와도 조금은 비슷한 모델이다. 창업자인 신대표에 의하면 이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사실 대부업에 대한 사회의 곱지 않은 시선이라고 한다. 또한 인터넷 회사이면서 대부업이라는 정체성 때문에 법적으로 어디에도 속하기 어려운 곳에 있어서 쉽지 않은 난관이 많이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적은 액수로만 운영이 되고 있지만, 지금까지 이루어진 총 133건의 경매 (즉, 대출)건에 대해서 대손투표가 불과 1건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니, 다시 말해 왠만하면 다 갚는다는 뜻이다. 이곳 역시 사람들이 본인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얼굴을 내놓고 진행되는 경우가 많이 때문에 커뮤니티 내부적으로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있다고 한다. 현재 이율이 29%라고 하니 재테크 방법으로도 괜찮을 듯. 단, 투자가능액수가 조금 적다 ^^

p.s. 위 글을 올리고 제가 “대손투표”에 대해서 잘못 전한 부분이 있어서 팝펀딩 쪽에서 살짝 수정 요청. 죄송합니다. 자세히 모르고 하다보니 ㅜㅜ

팝펀딩의 대손투표라 함은 30일 이상 연체가 발생할 경우 그 시점부터 한달동안 채권자들로부터 투표를 받고 있습니다. 어떤 식으로 처리를 할지에 대해 투표를 하는것이고 이 투표과정이 완료가 되면 최종 대손으로 인정이 됩니다.

따라서 대손투표는 대손이 아닙니다.^^

대손투표 1건은 대손투표가 시작되고 3일만에 상환이 이루어진 경우 입니다.

3. 아트폴리 (http://artpoli.com)

artpoli.png

롱테일법칙을 번역한 이노무브의 장효곤 대표의 야심작인 아트폴리는 미술작품의 온라인 열린 장터 (오픈마켓)이다. 즉, P2P 형태로 미술작품의 거래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것 역시 분산화 원칙을 적용한 예로, 과거 일반인들이 미술작품을 만나기 어렵고, “유명 작가”가 아니면 팔기 어려운 구조에서 사람들이 그냥 그림을 쉽게 즐기면서 사고 팔 수 있도록 하는 장터를 마련해준 것이다. 개인적으로 아주 큰 기대를 걸고 있다.

* * *

이런 서비스들의 아름다움은 바로 전에는 중앙집중적이고 “히트 위주”로 구성되어 진입장벽이 높았던 시장에 누구든지 들어가서 공급자와 소비자가 될 수 있다는 것에 있다. 즉, 많은 이들에게 숨통을 트이는 그런 채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외람된 얘기지만) 대기업에 들어가서 웹 2.0 관련된 자문을 하다보면 이 회사들에서는 대박 터지는 인터넷 서비스가 나올 것 같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왜냐하면 이들은–최소한 대부분의 의사결정자들은–모두 제2의 네이버나 싸이를 만들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그대로 따라해서. 하지만, 인터넷은 그런 방식으로 대박을 터뜨리는 곳이 아니다. 과연 온라인 미디어 시장이 최대 얼마나 커질 수 있을까? 1조원? 2조원?

반대로 잠시 눈을 돌려 인터넷 또는 미디어가 아닌 다른 시장을 한번 보자. 대부업. 보험업. 실버업. 교육업. 교통업. 유통업. 식음업. 생활용품제조업. 행정. 조달 등등. 이런 곳들은 규모가 이미 수, 수십조원에 달한 곳이다.

사교육의 경우 1년 20조원 규모라고 한다. 우리가 만약에 크라우딩소싱/분산화의 원칙을 잘 사용해서 이 시장의 100분의 1만 가져온다고 가정해보자. 2000억원이다. 1000분의 1을 가져온다고 해도 이는 200억원이다. 인터넷 업계에서 매출이 그 규모면 상당한 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많은 시도가 필요하다. 그런데 모두 마음이 너무 급하다. 2-3년 안으로 대박이 터지지 않으면 처음부터 되지 않았을 사업이라고 한다. 과연 그럴까?

최소한 이런 마음가짐은 참 좋을 것이다.

‘하면 된다’는 거짓말이다. 분명 해도 안 되는 것이 있다. 하지만, 해도 안 되는 것보다는 해보지도 않았기 때문에 안 되는 것이 더 많다.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세상 2.0 #2] 마켓플레이스 2.0”에 대한 9개의 생각

  1. 우리나라 대기업은 장기적으로 보는 경우가 없습니다. 원래 그런 면이 강하긴 했는데,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에는 임원들의 수명이 너무 짧아져서 나타난 현상이지요. 지금 분위기로 볼 때 그나마도 2~3년씩이나 기다려주면 괜찮다고 봐야 하는 현실이 아득하기만 할 뿐입니다.

  2. 5throck// 네, 맞아요. 특히 더 아쉬운 것은 그 2-3년동안 정말 수천억의 매출을 노릴 때가 많다는 것;; 잘 지내시죠? 뵌지 너무 오래된 것 같아서요 ㅜ

  3. 핑백: GOODgle.kr
  4. 앗^^ 방금 아트폴리에 가봤는데~대학때 같이 디자인 공부하던 언니의 그림이 올려져 있었어요.신기! 사실,지금 언니는 디자인을 하지 않거든요~ㅋㅋ신기하네요~~전문가는 아니지만 이렇게 누구나 자신의 그림을 사고 팔 수 있는 이런 공간 재미있네요. 사용자들에 의해 앞으로 더 멋진 사이트로 성장해 나갔음 하는 기대가 들어요~^^ (문득 그림을 그려서 팔아보고 싶다는 생각이~ㅋㅋ)

  5. 태우님 글은 오래전부터 쭈욱 읽고 있었습니다.
    배운것도 많고 한번 뵙고도 싶었습니다(제가 1년전즈음 한번뵙자고 했었는데 기억을 하시는지..^^). 2년전부터 쭈욱 여행만 주목할수 있는 사이트가 없을까 생각해오다. 여행커뮤니티와 커머스가 함께 있는(여행자와 여행상품을 팔고 또한 각 여행지의 정확한 정보를 가진 전문 여행인들의 정보가 함께잇는)그런 사이트를 한번 만들어보았습니다.
    포털이 이미 여행뿐만 아니라 여러분야를 다 섭렵하고는 있지만 진작 정말 원하는 지식이나 정보는 너무 수박겉핧기식으로만 다루어져 있지만 이미 포털이 가진 power가 너무 커서 사실 IT에는 문외한인 제가 접근하기는 참 어려웠습니다
    이제 시작해서 알찬 정보는 없습니다만 여행이라는 특수분야에서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로 거듭났으면 합니다.
    조언 부탁합니다.

  6. 핑백: ebadak TV!
  7. 정말이지 태우님의 빠른 피드백에 놀랄따름입니다. 메일전송후 1시간도 안되어서 수정부분이 첨부되었네요.
    포스팅을 참 잘해주셨는데…메일드리면서도 괜히 태우님이 열심히 작성해주신 포스트를 마치 네이버가 블로거에게 엄청 참견하고 딴지(?)거는 것 처럼 인식되지 않을까?? 걱정되었습니다.
    너무 감사드립니다.

    예전에 강연회때 저희 팝펀딩 대표님께서 말씀하신것처럼 아직도 사채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어 작은부분이지만 오해가 발생할것들이 참 많았습니다. 이러한 오해와 좋지않은 인식이 이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가장 힘든부분이구요.
    그래도 저희 팝펀딩이 추구하는 진정성에 대해 명쾌하게 해석해주시는 태우님을 비롯한 블로거분들이 많기에 너무너무 힘이납니다. 앞으로 더더욱 공부를 해야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소통”을 통해 이러한 인식을 바꿔나가는 임무를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내 자신이 해야하기에…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겠죠.
    여러모로 감사드리고 앞으로 자주 연락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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