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로서의 블로그

어제는 비지니스 블로그 서밋, 그리고 금요일에는 오마이뉴스 주최 제4회 세계시민기자포럼에 참석하게 되었다. 행사로 인해서 하루하루가 바쁜 나날들을 요즘에 보내고 있는데… (몸이 완전 거덜나는듯한;; orz)

내용은 지난 테크노김치에서도 가볍게 다뤘던 촛불집회를 통해 드러난 블로그가 새롭게 가지게 되는 미디어로서의 영향력과 그에 따른 장단점이다. 함께 패널에 참석하시는 분들은 “이바닥”에서 자주 이름을 접하게 되는 류한석 소장님, 이지선 대표님, 박영욱 대표님, 고재열 기자님과 몽구님이다.

아래는 이번 발표와 관련된 발제문. 재밌게 읽어주세요. ㅋㅋ

– – – –

[블로그가 무서운 이유: 그들의 목소리가 모두에게 들린다.]

왜 도대체 사람들은 블로그를 할까?

“블로거”라는 타이틀이 있기 한참 전부터 이미 우리는 항상 수군대는 것을 좋아했다. 어느 문명화된 사회를 돌아봐도 사람들은 항상 대화를 나누고 싶어한다. 대화는 그만큼 사회성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대화의 채널이 막혔을 때 사람들은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어한다. 이번 촛불2008을 통해서 우리가 목격한 것도 바로 그것이다. 사람들은 보고 들은 것을 말하고 싶어 죽겠는데, 마땅히 그래야할 언론은 그러지 못할 때가 많았다. 시민, 소위 ‘민초’들이 직접 나서서 목소리를 높여줄 만한 충분한 동기가 제공된 것이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블로그였을까? 아고라와 같은 토론장도 있었고 아프리카와 같은 생중계 채널도 있었는데, 사람들은 왜 또 굳이 블로그를 찾았을까? 이는 블로그가 무엇인지를 깊이 이해하는데서만 사실상 답을 찾을 수 있는 질문들이다.

  • 블로그는 “나만의 공간”이고 블로그의 목소리는 “나의 목소리”다.

사회가 점점 개성을 중요시하며 동시에 개인주의를 부추기는 방향으로 가면서 개인은 모두 자기를 알리고 나서고 싶어한다. 개인 브랜딩이 중요해지고 그 어느 때보다도 주목을 받는 것이 중요한 시대이다. 블로그를 이런 욕구를 완벽하게 해결해준다.

  • 블로그는 비용이 제로에 가까운 퍼블리슁 툴이다.10년전 홈페이지를 만들어서 자신을 알리던 것과는 또 다른 차원의 얘기이다. 개인의 목소리가 수만, 수십만까지 들릴 수 있는 파워를 지니면서도 단돈 10원도 들지 않고 운영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나만의 채널이다.
  • 소통이 일어난다.블로그는 컨텐츠 퍼블리싱에서 그 활동이 끝나지 않는다. 링크달기, 댓글, 트랙백 등을 통해서 끊임없는 대화가 일어난다. 이때 대화에 참여하는 블로거가 많아질수록 나비효과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에 새로운 여론형성력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목소리가 점점 많아지고, 점점 모이고 있다.

이런 이유들로 인하여 국내에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의 수가 1000만을 훌쩍 뛰어넘는 시대가 한국에 도래했다. 그러한 수치에도 불구하고 사실 국내에서 블로거들의 활동은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사항을 제외하고는 해외에 비해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할 때가 많았다. 전통매체에서는 대부분의 블로거들을 단순한 “네티즌의 의견” 또는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로 접어버릴 때가 많았다.

하지만, 블로그를 통해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화가 이뤄지고 그 안에서 전문성을 인정받는 블로거들이 늘어나게 되면서, 블로그는 새로운 미디어의 세력을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아직은 한명한명의 블로거의 파워가 막강하지 못하다를 논하기 전에 하루 방문자가 1000명인 블로거가 10000명일 때에 1000만이라는 엄청난 수가 나오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이러한 목소리가 사회 각 계에서 나오기 시작하면서 더욱 더 많은 권위를 인정받는다. 그리고 메타블로그처럼 이러한 목소리를 모으는 곳들이 탄생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자기들만의 대화채널이라고 생각되었던 블로그들은 그들이 모였을 때에 실질적으로 대중을 움직일 수 있는 영향력이 있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블로거들은 이제 자유롭게 자신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 촛불2008에 참가하는 사람들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미국과 소고기에 대한 자신만의 시각을 끊임없이 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의 목소리는 계속 들린다.

하지만 아직 부족하다.

영향력이라는 부분에서 보았을 때, 블로그라는 집합체가 미디어로서 부상하게 된 것은 더 이상 반론을 제기할 수 없다. 하지만 평범한 “우리들이” 그 자리에서 보고 듣고 생각한 것을 올리는 블로그가 소위 “훌륭한 언론의 역할”을 해낼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아직도 많은 의문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블로거들의 대화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아직도 언론의 기본적인 요소가 많이 빠져있을 때가 많다. 어떠한 소문에 대한 fact-checking은 과연 누가 할 것이며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가? 같은 문제에 대해서도 무수히 많은 관점이 존재하게 되는데, 이제 누가 맞고 아닌가를 어떤 기준을 적용하여 결정할 것인가? 이슈라는 것은, 특히 요즘과 같은 너무나 빨리 돌아가는 세상에서, 항상 뜨고 지는 법인데, 한번 잘못 알려진 사실에 대해서는 누가 시정해줄 것인가? 개개인의 본인의 이기적인 동기로 움직여지는 블로그의 세상에서 누가 큰 그림을 잡아줄 것인가? 아니면, 이런 고민이 필요는 한 것인가?

이런 질문들이 우리 머리속에 끊임없이 남아있다. 물론 이번 촛불2008을 보면서 우리가 배운 것은, 1) 참된 언론으로서 너무나 가야할 길이 멀다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소문이 많이 돌았다), 2) 하지만 동시에 대체적으로 큰 방향을 보았을 때에 크게 무리가 없었다 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은 블로그를 위해서

국내의 블로그계와 언론계를 놓고 보았을 때에 크게 아쉬운 것이 하나가 있는데 바로 이 둘의 접목이다. 아직 블로그를 “대안미디어”로 보거나 전통미디어를 답답한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보는 서로에 대한 양측의 무지 때문이다. 하지만 전통미디어와 블로그, 또는 뉴미디어는 사실상 보완적인 관계에 훨씬 더 가깝다. 각각의 장점을 잘 살려서 이를 한단계 승화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존 전문가 집단은 세상의 목소리의 폭발에 대해서 귀 기울일 필요가 있고 블로거들은 기존의 지식과 언론관에 대해서 주의하고 배울 필요가 있다. 실제적으로 미국의 경우, 가장 영향력있는 블로거들의 연령층이 보통 사회에서 이미 많은 활동을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해온 40대 후반이다. 세계 유수 언론사들은 블로거들을 초청해서 기본적인 언론활동에 대한 교육을 통해 이들이 훌륭한 “언론가”적인 소양과 기술을 가질 수 있도록 양성하고 있다.

우리가 이번 촛불2008을 통해 목격한 가장 확실한 증거는 바로 블로그라는 새로운 미디어 세력의 부상이다. 블로그의 탁월성에 대한 논의는 별개의 것이다. 분명 블로거들은 아직도 많은 것을 배워야 하며, 연륜과 지혜를 쌓아온 여러 미디어 “선배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반대로 이 새로운 미디어를 단순 “그들만의 스트레스 해소구”로 보면서 무시하는 관점 역시 배제되어야 한다. 이 둘이 만나서 조화로운 관계를 이룰 때에 우리가 이번에 목격한 것을 훨씬 뛰어넘는 놀라운 미디어의 발전을 우리는 목격하게 될 것이다.

미디어로서의 블로그”에 대한 6개의 생각

  1. 권선영기자입니다. 태우님…저도 정체성으로 고민 중인 초보 블라거가 됐다능 ㅋㅋ 드뎌드뎌 블라그 열었어요 ㅋㅋㅋ저걸 멀로 채울까 싶은 것이 기사로 언급하던 고민들을 제가 요즘 머리에 이고 산답니다 ㅡㅡ;;
    앞으로 블로그로 자주자주뵈요…글구 늦었지만 한빛미디어 연결해주셔서 감사해요
    여름휴가에 후다다닥 책을 쓸 작정인데요…흠 걱정이네요 조언도 많이 해주셔요

  2. 세상에나. 몰라뵈서 죄송해요!!
    능력자인 줄은 이미 눈치챘었지만, 이정도이신 줄을 몰랐어요 태우님!
    어제 블로그 서밋은 잘 가셨는지 궁금하네요!
    저는 어제 NCsoft 부터 고속터미널까지 같이 왔던 면접지원자에요!

    와, 진짜 반갑습니다
    네이버에서 태우’s blog 검색하다가 쏟아지는, 관련 뉴스기사에
    깜짝 놀랐어요. 아니 이거 거의 ‘스타’ 잖아요! ㅠ

  3. 핑백: 5월의 작은 선인장
  4. 얼마 전에 제가 썼던 글이 연관성이 조금 있을 것 같아서 엮어봅니다.
    강의는 못 들었지만 좋은 말씀 많이 하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못 들어서 허전…ㅋㅋ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5. 글 잘 읽었습니다. 본문에서 언급하신 해외 언론사들의 블로거에 대한 언론 교육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을까요? 어떤 언론사의 사례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6. 결국 영향력 아닐까요,,, 그런 면에서는 블로그의 앞은 창창하고, 무엇보다도, 통제가 없다는 점이 결국 계속 진화해서 모든면에서 소위 ‘바람직’ 해질 수 있는 가장 본질적인 특징이 아닐까 하네요.
    간만에, 한국어 쓰니 꼬이네요. 잘 계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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