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 유럽, 아시아의 웹

이 블로그와 쿱미디어에 올라온 여러글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나의 관심사는 점점 더 “글로벌”로 옮겨가고 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그렇게 활동하는 것이 나에게 여러 모로 재미있다는 것, 또 하나는 점점 더 이쪽에서 많은 기회가 있는 것이 보인다는 것이다.

지난 2년동안 “풀타임블로거”라는 별명을 가지고 활동하면서 얻은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나름 풍부한 해외활동경험이었다. 뉴욕, 샌프란시스코, 싱가폴, 도쿄, 프랑크푸르트, 파리 등의 도시를 다녔다. 해외에 나가있는 기간만 합쳐도 3-4달은 족히 되는 것 같다. 대부분이 웹관련 컨퍼런스 때문이었고, 그 후에는 바로 그 도시들에서의 “여행”이 이어졌는데, 왜 이 나라와 도시는 이러한 형태의 웹지형이 형성되었는가를 이해하는데 아주 크게 도움이 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세상은 아주 넓고, 사람도 다양하고, 문화도 다양하고, 인터넷이라는 것도 그만큼 다양하고 큰데, 전 세계는 아직도 미국을 향해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자본의 파워라고 할까? 아니면 아직은 와일드하게 도전하는 것이 쉽게 허용되는 미국 문화에서 나오는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과 같은 신데렐라 스토리를 남모르게 동경하는 우리 모두의 공통적인 바램 때문일까.

미국의 “일찍 혁신해서 돈 엄청 벌고 평생 쉬자”라는 가치관은 “단계 단계마다 의미를 두고 사람을 중요시하자”라는 프랑스의 가치관과 부딪혔다. (자세한 것은 석찬님이 정리를 잘 해주셨다 ^^) 마이크 애링턴은 오만하다. 하지만 똑똑한 사람이고 입바른 소리하며 현실을 털어놓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 일이 있었을 때 분위기는 딱 이랬었다. 루익은 완전히 피곤해서 정신이 반쯤 나가있었고, 애링턴은 하고 싶은 얘기를 숨기지 않았다. 길모어갱에 있었던 스티브 길모어 및 그 친구들은 평소처럼 히히덕 대면서 이 얘기 저 얘기를 하고, 애링턴은 중간중간에 일침을 놓는 소리를 했다. 그러던 와중에 애링턴은 유럽을 폄하하는 발언을 했고 루익은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 그 자리에서 프랑스 사람들은 애링턴을 “부!”했고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 루익마저도 애매하게 유럽을 옹호하지 못한 사람처럼 보여졌다. 그 일은 계속 블로그상에서 일파만파로 퍼졌고, Le Web과 같은 훌륭한 행사를 마치고도 양쪽에 다 필요없는 상처를 남기는 일이 벌어지고 만 것이다.

마이크 애링턴은 전형적인 미국 사업가다. 그는 항상 바쁘고 미친듯이 일한다. 그리고 진지했다. 행사 기간 내에도 그를 주위에서 여러번 지켜보고 대화를 나눌 기회도 있었는데, 그는 항상 일하고 있었다. 내가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조금 나눌 것이 있어서 명함을 교환하면서 이야기를 꺼냈는데 우리들의 대화는 불과 1분여만에 끝나고 말았다. 그의 대답은 “태우 니 말 알아들었다. 샌프란시스코 오면 연락해라. 만나서 얘기하자.”였다. 아주 효율적인 사람.

반면 루익은 사람이 달랐다. 그는 행사 주최자로서 너무나 바쁘고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나랑 인터뷰를 했었고, 인터뷰 후에도 여러번 찾아와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아시아에서도 많은 좋은 일들이 계속 일어나길 바란다고 인사했고, 비지니스도 중요하지만 항상 관계에 더 많은 초점을 두었다. 그리고 상대방이 그렇게 느낄 수 있도록 끊임없이 그것을 커뮤니케이션하는데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프로그램 사이사이에 진행했던 루익과의 짧은 인터뷰)

그런데 내가 오늘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는 바로 이 것: 이제는 아시아다. 아시아는 넓으니 일단 한중일만 놓고 이야기해보자. 이 세 나라만 보더라도 벌써 서로 어마어마하게 다르다. 하지만 서구권과 비교해봤을 때 그나마 비슷한 점이 있는 그것은 바로 그래도 유사한 “컬쳐코드”이다. 이 컬쳐 코드가 인터넷과 만났을 때 이 곳은 전에는 보이지 않던 놀라운 현상들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인터넷 사용국이고, 일본은 세계 최고의 모바일 국가, 한국은 세계 최고의 인터넷 인프라를 갖춘 최고의 넘버원 디지털 사회의 소유자다.

실리콘 밸리와 유럽에서 이 사실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쪽에 무언가 있는 것은 아는데 그게 무언지는 모른다. 그리고 알고 싶어한다. 한국의 벤처 스타트업을 ‘대장금’이나 ‘겨울연가’처럼 실리콘 밸리로 끌고 가서 한류열풍을 일으킬 수 있을까? 아마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많은 부분은 수년후 미국에서 현지화되어 버젓이 인기몰이를 한다. (대표적인 예: 네이버 지식iN에서 아이디어를 가져가서 만들어진 Yahoo AnswersMahalo)

2009년에는 한국이라는 이름이 이런 면에서 훨씬 더 많이 거론될 것이다. 유럽과 미국이 달랐듯이 한국과 미국이 다르고 한국과 유럽이 다르다. 그런데 인터넷을 통해서 우리는 이미 어느 정도의 공통문화권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초등학생들이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보면 무슨 얘기인지 알 수 있다. 무언가 우리 모두를 다양성을 유지시키면서도 한 곳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그 안에서 한국이라는 고유한 자리는 반드시 빛을 발할 것이다.

그냥 파리에서 돌아오면서 들었던 생각인데, 애링턴과 루익이 “컬쳐 코드” 책을 미리 읽어봤었다면 일이 이 정도까지 커지지는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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