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의 대중화

얼마 전에 페이스북에 올렸던 이 동영상은 바쁜 도시속 일상에서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를 오랜만에 강하게 느끼게 준 고마운 영상이다. (영상 페이지를 따라가면 작품의 자세한 배경을 알 수 있지만 먼저 요약을 해보자면, 작가는 스페인에서 가장 높은 산인 El Teide 에 올라서 일주일 동안 은하수를 촬영했는데, 마침 모래폭풍이 일어나면서 생각하지 못했던 아름다운 장면과 Timelapse가 연출되었다는 것이다. 작품의 완성도와 영상미가 매우 뛰어나므로, 시간 되실 때 전체화면모드로 놓으시고 감상하시기를 강추!)

(충분히 감상하셨으리라 보고) 이 작품에 대해서 알아보면서 놀랐던 사실은 이 작품은 Canon 5D Mark II로 촬영되었다는 것이다. 보통 렌즈가 아니라 물론 비싸지만, 결론은 일반인도 조금 노력해서 장만할 수 있는 기기로 이런 작품을 만들어내었다는 것. 각종 기술의 발달과 commodity화, 오픈소스화는 우리 보통 사람에게 high quality의 제품과 서비스를 손쉽게 생성/제공할 수 있게 해주었고, 인터넷은 이를 쉽게 공유할 수 있게 해주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나의 책 ‘미코노미’의 주제이기도 하다.) 즉,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도 조금만 노력하면 “좋은 것”을 제법 손쉽게 만들어낼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Vimeo에 가보면 너무나 위 동영상처럼 정말 멋진 영상들이 많은데, 요즘에는 대부분  Canon 5D Mark 2로 그냥 HD로 찍어서 올리는 영상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감성을 완벽하게 자극할 수 있는 수준의 영상들이 많이 있다. 당연히 예전 장인들처럼 오랫동안 갈고, 묵히고, 닦아온 철학과 인생이 담긴 걸작을 만들어내지는 못하고 거대한 자본에 의해 탄생되는 작품들과는 거리가 있지만, 시장공급자적 그리고 웹 2.0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에, 이런 작품들은 이미 “more than good enough”라는 가치를 제공해준다는 데서 의의를 발견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런 미코노미의 환경적 변화에 따른 우리의 마인드의 변화이다. 최소한 어느 정도 이상의 “럭셔리”함을 나타내면서도 우리와 같은 일반인들도 접근이 가능한 듯한 그리 부담스럽지만은 않은 것들이 삶에 늘어나고 있고, 우리들은 이러한 트렌드와 상품과 서비스와 사람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Thought Leader 중 하나인 Idris Mootee는 이를 “럭셔리의 대중화, 대중의 럭셔리화”라고 부른다. (슬라이드 27 참조)


온 세계를 휩쓸고 있는 패스트패션의 급성장(참조: SERI 보고서 ‘패스트패션’에서 배우는 逆발상의 지혜 참조) 역시 같은 맥락에서 해석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에르메스나 구찌는 아니지만, 자라를 입은 사람은 “오! 자라(Zara)를 알만큼 센스 있네”라는 어텐션을 한번쯤은 받을 수 있다는 바로 그 가치. 고급성과 편리함의 적절한 조합 (또는 조화). 요즘 트렌드에 아주 잘 맞는 심리적 균형점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에 현 세대/시대가 지향하는 가치관은 1) “쿨(cool)”함, 2) “선(good)”함 이라고 생각한다. 외적으로 쿨하고 내적으로 선한 사람이 되고 싶어한다. 그러나 한편 동시에 사실은 이를 가능케 하는 원동력은 고도화된 자본주의와 급격한 기술의 발전인데, 이 둘을 인정하는 것은 왠지 쿨하고 선하게 보이지 않기 때문에 대중은 이를 쉬쉬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예: 애플) ‘쿨’은 디자인이라는 새로운 무기로, ‘선’은 사회적운동으로 자주 포장된다.

SEASON 3에서는 아마도 이러한 주제들을 반복적으로 다루게 될 듯 싶다. 그렇기 때문에 디자인을 자주 이야기 할 것이고, 사회적기업과 지속가능성도 자주 언급될 것이다. 그리고 왜 이러한 가치를 지향하는가에 대한 심리적 욕구와 아울러 이러한 체제가 잘 굴러가기 위해서 필수적인 많은 이들에게는 불편한 진실이 된 시장경제와 에너지경제에 대해서도 종종 탐구할 것이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모두 힘찬 한 주 되세요🙂

럭셔리의 대중화”에 대한 7개의 생각

  1. 핑백: 지구의 아름다움 #2 « 태우's log: Season 3
  2. 지인의 트위터에서 본 영상을 보고 컴터로 직접 찾아 들어와서 다시 한 번 보고 갑니다. 덕분에 안구정화+심신안정을..ㅎㅎ 영상과 함께 나오는 음악은 어떤 곡인지 혹시 알 수 있을까요?

    • 방문 감사합니다. 아쉽게도 자세한 내막은 전혀 모르고요 ㅜㅜ 보니까 vimeo 작품 페이지에 좀 더 자세한 내용이 있는데 거기에서 혹시 확인이 가능하실지도 ^^

      • 아, 찾았어요~! Ludovico Einaudi 의 ‘Nuvole Bianche’라는 곡이네요. 혹시 다른 분들도 궁금해 하실까봐 간단히 적어두고 갑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

  3. 핑백: 변화의 장점과 단점 « 태우's log: Season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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