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9돌, SEASON 4, 기계화되지 않기

추석연휴다. 이 블로그가 처음 시작되었던 것도 2004년 9월 중순 추석 즈음이었다. 짧지도 않지만, 어디 자랑할만큼 긴 시간도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이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었던 것, 이 블로그를 통해 훌륭한 분들을 만나고, 이 블로그로 인생이 크게 달라졌던 것을 생각해볼 때 한없이 감사할 따름이다.

이 블로그는 처음에는 ‘웹 2.0’이라는 전문적인 주제를 가지고 시작하다가, 차츰 영역을 넓혔다. 작게 본다면 나의 관심의 주제가 확장되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더 넓게 본다면 김태우라는 사람이 그렇게 달라지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성장’이나 ‘성숙’이라는 단어를 쓰기에는 너무 자신이 없으니 그냥 변화하고 있다 정도로만 ㅋ) 이 블로그는 나의 흔적(log)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나’라고 할 수도 있는 것일까?

9년 동안 변하지 않는 것이 하나 있으니, 그건 바로 세상의 변화에 대한 부단한 호기심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한가지 더 붙었다면 바로, 그 변화에 어떻게 맞추어 사는 것이 제대로 사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늘었다는 것이다.

문화도 변하고, 정치도 변하고, 유행도 변하고, 뜨고 지는 별(기업, 사람, 브랜드, 히트상품)도 변한다. 이런 것들은 시기와 조류에 맞추어 변하지만 특정한 방향성을 가지고 운동한다고 말하기 어렵다. (영화 ‘관상’에서 송강호가 말하는 파도와 같다고 해야할까?) 그런데 유심히 지켜보다보니, 몇가지 방향성을 꾸준히 가지고 변하는 것들이 있는 것 같은데 (송강호가 말하는 ‘바람’), 그 중에 내 관심을 끄는 것은 기술의 심각한 발전이다. ‘심각한’ 발전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기술의 발전 속도가 우리가 그 변화에 적응하고 감당할 수 있는 속도보다 훨씬 더 빠르다는 이유에서다.

우리는 기술의 발전의 혜택을 엄청나게 입고 있지만, 기술의 발전은 지속적으로 우리의 일자리를 앗아가고 고유의 인간성을 상실시키고 있다. 그런 현실에 그대로 묻혀 갈 수도 있지만, 우리의 가장 큰 갈망 중 하나가 바로 ‘자기다움’의 회복이라는 점을 고려해볼 때, 고민을 꼭 해봐야할 부분인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감히 이 블로그의 Season 4를 내걸면서 붙인 제목이 ‘기계화되지 않기’다.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그 어느때보다도 높은 우리에게 단순 경고를 보내는 것이 아닌, 우리 자신과 주위를 기계처럼 바라보고 평가하는 시선과 사고의 틀에서 탈피하려는 노력에서 나온 제목이다. 사람이 너무 기계화되면 괴물이 될 수도 있다. “How to Lead Together 27” 블로그에서 리더십의 방향을 사람들의 내적인 동기유발에 초점을 둔 이유 역시 가장 자연스러운 인간의 모습에 기초한 효율적인 리더십을 지향하고자 하는 의도에서였다.

오늘 글은 일단 최근에 다시 붙잡은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 인상깊게 읽은 에리히 프롬의 글 한 단락을 나누며 마치려 한다. 모두 해피 추석!!!

오늘 우리는 마치 자동인형처럼 행동하는 어떤 사람을 우연히 만났다. 그는 자신을 알지도 또 이해하지도 못한다. 그가 알고 지향하고 있는 유일한 사람은 실존하지는 않으나 자기가 그렇게 되어야 하는 가상의 인물이다. 그 인물은 정 있게 대화하는 대신 쓸데없는 말로 재잘거리고, 참다운 웃음 대신 억지 미소만 짓는다. 그는 또 진짜 고통스러움을 감추고 자포자기의 무딘 감정만을 내보인다. 이 사람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그는 치유될 수 없는 자발 행위 및 개성의 결핍증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둘째, 그는 이 땅을 걸어다니는 수백만의 우리들 대부분과 본질적으로 조금도 다를 바가 없다.

블로그 9돌, SEASON 4, 기계화되지 않기”에 대한 2개의 생각

  1. 핑백: 태우’s log가 10돌을 맞이했습니다. | 태우's log: Season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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