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블로깅을 하는가: The Power of Vulnerable Blogging

블로깅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기 때문이다. 보통 블로깅을 시작할 때에는 사람들의 시선에 대한 기대치가 있다. (“이 글을 올리면 댓글이 몇개가 달릴까?” “사람들이 좋은 반응을 해주겠지?”) 그런데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게 되면 사람들의 시선은 기대치와 동시에 공포의 대상이 된다. 그러다보면 자꾸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지”라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게 된다.

난 개인적으로 그런 강박관념으로 인해 해야할 말을 줄이게 됐고, 두 번 생각하고 세 번 생각하다 보니 블로깅이 어려워졌다. (물론 나의 그동안의 게으름과 열정이 사라졌음을 대변해줄 수는 없다.) 돌아보면, 나는 개인적인 “log”, 즉 생각의 족적을 남기기 위해 이 블로그를 시작했고, 지금도 그러고 싶다. 그러나 시선을 의식하는 나의 모습 때문에 그 욕구를 애써 무시했다.

나름 답을 찾은 것 같다. 그것도 TED 영상을 보다가 말이다. 바로 그 유명한  Brene Brown의  “The Power of Vulnerability” 토크다. Vulnerability는 한국말로 “취약점” “연약함” 등을 뜻한다. 더 나아가, 나의 부족한 부분을 받아들이는 것을 뜻한다.

이 블로그도 그래야 지속될 것 같다. 그래서 이제 사람들의 시선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글을 못 쓰느니, 약한 모습 그대로 솔직하게 생각을 나눌 것이다. 그래야 성장할 수 있고 나 자신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는 나의 결론 때문이다.

아직 주제도 없고 방향도 없다. 나는 여전히 웹을 사랑하고, 변화를 사랑한다. 영적인 탐구는 더 깊어지고 있고, 그동안 거친 여러 커리어를 통해서 나의 시야는 넓어졌거나 더 좁아지기도 했다. 그런 이야기들을 나눌 것이다.

Vulnerable blogging의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이 블로그를 영속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공허함을 받아들이는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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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화되지 않기”에 대한 글을 쓰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그런 삶을 살려는 노력이 매우 중요한 것 같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얼마전 스마트폰을 2년전에 출시된 4.0인치 화면, 3G 모델 중고품으로 5만원 주고 바꿨다. 이거 직전에는 옵티머스 지 프로가 나오자마자 사서 매우 잘 사용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의도적으로 이런 옛날폰으로 변경을 했다.

네트워크 속도도 느리고, 화면도 작고, CPU 속도도 느리고, 자꾸 보면 배터리 방전도 빨리 되다 보니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빈도수가 확실히 줄어든다. 스스로 스마트폰 중독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뿌듯해 하고 있다. 크기도 바지 주머니에 넣어도 전혀 불편한게 없을 정도로 작아 움직임도 많이 편해졌다.

그런데 이렇게 기술의 발전에 역행해서 가다보니 좀 심각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금단현상이다. 버스를 기다릴 때, 버스를 타고 나서, 운전하다가 신호대기일 때, 여러명과 동시에 대화할 때, 식사 중 상대방이 화장실에 갔을 때, TV 보다가, 책 읽으면서, 시도 때도 없이 공허함을 느낄 때 마음을 돌릴 대상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아주 순간적인 무료함, 외로움, 공허함, 허전함, 슬픔, 스트레스, 짜증 등 그리 달갑지 않은 부정적인 감정이 올라올 때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든다. 카톡, 문자 대화를 꼭 실시간으로 이어가야 하는 중요한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다. 순간적인 공허함에 대처하는 방법을 몰라 페북을 보거나 뉴스를 보거나 하며 그냥 습관적으로 머리가 멈춰진 상태로 내 마음을 무언가로 채워넣는다.

사실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이 몰려올 때 가장 좋은 방법은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한다. 물론 우울증에 걸렸거나 지속적으로 극도의 스트레스속에서 살고 있다면 무언가 더 건강한 방법 (여행, 운동, 산책, 독서 등)을 통해 마음을 잠시 딴 데로 돌리는 것 (diverting)도 좋지만, 그 정도가 아니라면 그 부정적인 감정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느끼고 체험하고 그 후에 오게 되는 다른 종류의 다양한 감정을 또한 체험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고 한다.

우리는 그 짧은 순간의 공허함을 이겨낼 자신이 없어 스마트폰을 기계처럼 쳐다본다. 그리고 삶이 우리에게 선사해줄 수 있는 더 아름답고 자연스럽고 큰 것들을 포기한다. 어찌보면 감정적으로 low risk, low return의 인생이다.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습관이 절대 쉽게 안 고쳐진다. 신기하게도 이 습관은 불과 2년전에는 내 인생에 존재하지도 않던 습관이다. 나의 의지만 가지고는 고치기 어려워졌고, 때로는 이렇게 스스로에게 족쇄를 채움으로 더 큰 자유에 다가가 보려고 한다. 많은 용기가 필요했고, 용기를 ㄹ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블로그 9돌, SEASON 4, 기계화되지 않기

추석연휴다. 이 블로그가 처음 시작되었던 것도 2004년 9월 중순 추석 즈음이었다. 짧지도 않지만, 어디 자랑할만큼 긴 시간도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이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었던 것, 이 블로그를 통해 훌륭한 분들을 만나고, 이 블로그로 인생이 크게 달라졌던 것을 생각해볼 때 한없이 감사할 따름이다.

이 블로그는 처음에는 ‘웹 2.0’이라는 전문적인 주제를 가지고 시작하다가, 차츰 영역을 넓혔다. 작게 본다면 나의 관심의 주제가 확장되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더 넓게 본다면 김태우라는 사람이 그렇게 달라지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성장’이나 ‘성숙’이라는 단어를 쓰기에는 너무 자신이 없으니 그냥 변화하고 있다 정도로만 ㅋ) 이 블로그는 나의 흔적(log)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나’라고 할 수도 있는 것일까?

9년 동안 변하지 않는 것이 하나 있으니, 그건 바로 세상의 변화에 대한 부단한 호기심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한가지 더 붙었다면 바로, 그 변화에 어떻게 맞추어 사는 것이 제대로 사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늘었다는 것이다.

문화도 변하고, 정치도 변하고, 유행도 변하고, 뜨고 지는 별(기업, 사람, 브랜드, 히트상품)도 변한다. 이런 것들은 시기와 조류에 맞추어 변하지만 특정한 방향성을 가지고 운동한다고 말하기 어렵다. (영화 ‘관상’에서 송강호가 말하는 파도와 같다고 해야할까?) 그런데 유심히 지켜보다보니, 몇가지 방향성을 꾸준히 가지고 변하는 것들이 있는 것 같은데 (송강호가 말하는 ‘바람’), 그 중에 내 관심을 끄는 것은 기술의 심각한 발전이다. ‘심각한’ 발전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기술의 발전 속도가 우리가 그 변화에 적응하고 감당할 수 있는 속도보다 훨씬 더 빠르다는 이유에서다.

우리는 기술의 발전의 혜택을 엄청나게 입고 있지만, 기술의 발전은 지속적으로 우리의 일자리를 앗아가고 고유의 인간성을 상실시키고 있다. 그런 현실에 그대로 묻혀 갈 수도 있지만, 우리의 가장 큰 갈망 중 하나가 바로 ‘자기다움’의 회복이라는 점을 고려해볼 때, 고민을 꼭 해봐야할 부분인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감히 이 블로그의 Season 4를 내걸면서 붙인 제목이 ‘기계화되지 않기’다.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그 어느때보다도 높은 우리에게 단순 경고를 보내는 것이 아닌, 우리 자신과 주위를 기계처럼 바라보고 평가하는 시선과 사고의 틀에서 탈피하려는 노력에서 나온 제목이다. 사람이 너무 기계화되면 괴물이 될 수도 있다. “How to Lead Together 27” 블로그에서 리더십의 방향을 사람들의 내적인 동기유발에 초점을 둔 이유 역시 가장 자연스러운 인간의 모습에 기초한 효율적인 리더십을 지향하고자 하는 의도에서였다.

오늘 글은 일단 최근에 다시 붙잡은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 인상깊게 읽은 에리히 프롬의 글 한 단락을 나누며 마치려 한다. 모두 해피 추석!!!

오늘 우리는 마치 자동인형처럼 행동하는 어떤 사람을 우연히 만났다. 그는 자신을 알지도 또 이해하지도 못한다. 그가 알고 지향하고 있는 유일한 사람은 실존하지는 않으나 자기가 그렇게 되어야 하는 가상의 인물이다. 그 인물은 정 있게 대화하는 대신 쓸데없는 말로 재잘거리고, 참다운 웃음 대신 억지 미소만 짓는다. 그는 또 진짜 고통스러움을 감추고 자포자기의 무딘 감정만을 내보인다. 이 사람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그는 치유될 수 없는 자발 행위 및 개성의 결핍증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둘째, 그는 이 땅을 걸어다니는 수백만의 우리들 대부분과 본질적으로 조금도 다를 바가 없다.

기술과 감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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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들었던 hTC를 떠나 아이폰 4S로 옮겼다. 제일 맘에 드는 것: 카메라. 나의 마음을 터치해준다. 그것도 기술의 힘으로.

지난 번 글에서도 짧게 이야기를 나눴지만, 기술은 감동을 위해 존재해야만 한다. 이 사진은 이 폰 카메라로 찍은 무보정 사진인데, 보는 사람들마다 와우 라고 하더라. Mission accomplished! (톰크루즈의 말을 빌리자면)

2011년이 전 세계적으로 수백년동안 지속되어온 구조에 금이 가기 시작한 한 해라면, 2012년은 더 큰 파괴와 창조가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글로벌 격동의 한 해가 될 듯 싶다. The world we’ll be witnessing next year won’t quite be the world as we know of today.

중요한 건 평화. 평안. 샬롬.

모두의 삶이 평안과 기쁨 안에서 마무리되는 한 해되시길 기도합니다. ^^

변화의 장점과 단점

변화가 너무나 빠르다. 감을 잡을 수 없다.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는 이유는 두 가지 정도를 들 수 있는데, 하나는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하여 전 세계의 정보망이 연결되었다는 것, 또 하나는 그 속도에 사람들의 노력의 레벨이 끊임없이 끌려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의 장점은 모두에게 기회가 생각보다 쉽게 돌아온다는 것이다. 그토록 많은 이들이 고민해오던 ‘평등’의 장이 조금 넓어졌다. 최소한 기회의 평등에 있어서는.

단점은 모두에게 엄습해버린 불안의 심리이다. 앗 하는 순간 뒤쳐져 버린다는 불안감.

불안이 사회를 지배하는 심리가 되어버리는 순간 사람들은 영웅을 찾기 시작한다. 전에도 생각을 밝힌 적 있지만, 이 사회가 (최소한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문화적 코드는 “선”한 것과 “쿨”한 것이다. 그런 사람과 브랜드에 시대가 열광한다.

내가 진짜로 두려운 것이 하나가 있는데 바로 사람의 달려가는 속도, 또는 시장의 효율성을 뛰어넘는 기계화가 도래하는 세상이다. 매트릭스까지라고는 부르지 않겠지만, 사람보다 더 빨리 세상 사람들의 생각을 읽는 시스템이 나오기 시작할 것이다.

이런 시스템은 하나의 거대한 시스템이 아니라 작은 부분들이 복잡계적인 성격을 가지며 유기적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무섭게 증식해나갈 것이다. 우리가 구글의 성장을 통해 목격하는 것이 이런 시스템의 한 파편이다.

어느 순간 우리는 이 시스템에 종속될 것이고 (이미 어느 정도 되었다) 정보의 투명성에 대한 제도적, 문화적, 경제적 강제성으로 인해 인간의 본래의 모습에 가까운 모습을 지향하는 이들이 사라져갈 것이다. (혹자는 이를 인류의 진화의 다음 단계라고 부르며 크게 기뻐할 것이다.)

이 변화는 저항할 수는 있지만 막을 수는 없다. 똘레랑스라는 달콤한 유혹을 통해서 순식간에 우리의 머리속을 지배할 것이다. 태풍이 한번 지나가면 에너지가 평형에 이르듯이 몇 번의 태풍이 지나갈 것 같다.

흡수된 영혼

나는 방금 강남역 근처를 걸었고 주위에 걷는 이들을 두리번거리며 지켜봤다.

그들은 대부분 자신의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고 있었다. 순간 든 생각들:

1. 영화 Wall-E의 사람들과 우리는 무엇이 다를까.

2. 영화 매트릭스의 사람들과 우리는 무엇이 다를까.

3. 다양한 디지털/미디어 기술의 발달은 우리의 마음을 그 순간 우리를 둘러싼 물리적 환경에서 내 손에, 내 앞에 있는 미디어의 세계로 옮겨 놓았다.

4. 중요한 것은 결국 우리가 어디에 주목하고 있는가, 미코노미에서 말하는 주목경제, 또는 attention economy다. 내가 마음을 주고 있는 그 대상이 그 순간 나에게 가장 의미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5. 지금 세대는 ‘쿨’한 것과 ‘선’한 것에 마음을 쉽게 뺏긴다. 눈이 쉽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6. 굶어 죽을 정도가 아니라면 우리는 삶의 ‘의미’를 위해 산다. 내가 많이 좋아하는 김정운 교수님이 얼마 전 승승장구에 출연해서 우리 한국이 지금 삶이 많이 퍽퍽한 이유는 감탄할 일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하시는데 100% 공감했다. ‘미투’ 버튼을 100번이라도 눌러주고 싶었다.

7. 감탄 또는 “wow”의 순간은 기록이 아니라 경험과 추억으로 우리 마음 속에 남는다. 내가 좋아하는 한 영어 격언:
“Life is not measured by the number of breaths you take but by the moments that take your breath away.”

8. 최고의 경험과 감탄의 순간을 제공할 줄 아는 서비스와 기업이 대박난다. 그리고 한 10년 후부터는 ‘경험디자이너 (또는 경험설계사)’라는 직업이 최고의 직업이 될 것이다.

9. 그러나 최선의 경험과 감탄은 타인을 위해 대가없이 제공하는 희생과 사랑을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

10. 이 사랑을 아직 못 만나서 우리 인간은 아직도 그 무엇인가 more를 갈구한다.

우리가 마음을 주고 있는 대상이 우리를 노예 삼는다. 그 대상이 사람이든, 노래이든, 이미지이든, 게임이든, 자연이든, 책이든, 특정 생각이나 감정이든, 신이든, 나의 소유물이든, 돈이든지간에.

마음을 지키는 것이 어느 때보다도 어렵고 그래서 마음을 지키는 훈련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 나의 hTC폰에서